선거가이드

선거비용 보전이란, 후보자가 돈을 돌려받는 구조

ssulmo-note 2026. 4. 20. 01:54

세금으로 선거비용을 왜 돌려주는지, 기준은 무엇인지, 유권자가 알아야 할 것을 정리한다


선거가 끝나면 후보자들은 선거비용을 돌려받는다. 당선자만 받는 게 아니다. 떨어진 후보도 받을 수 있다. 그 돈은 세금이다.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한다.

이 제도를 선거비용 보전이라고 한다. 공직선거법 제122조의2에 명시되어 있다. 왜 이런 제도가 있는지, 어떤 기준으로 돌려받는지, 유권자 입장에서 왜 알아야 하는지 정리한다.

 

 

[1] 선거비용 보전이란

후보자가 선거운동에 쓴 돈의 전부 또는 일부를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돌려주는 제도다.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선거는 국가가 부담한다. 지방선거(시도지사, 기초단체장, 시도의원, 구시군의원)는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한다.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보전되는 비용은 각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즉 지방세에서 나온다.

돌려받는 금액은 선거비용 제한액 범위 안에서, 회계보고서에 보고된 정당한 지출만 인정된다. 아무 돈이나 쓰고 돌려받는 구조가 아니다. 적법한 선거운동을 위해 지출한 비용만 보전 대상이다.

 

 

[2] 왜 세금으로 돌려주는가

헌법 때문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116조 제2항은 "선거에 관한 경비는 법률이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정당 또는 후보자에게 부담시킬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취지는 명확하다. 돈이 없으면 선거에 나올 수 없는 구조를 막기 위해서다. 선거운동에는 돈이 든다. 선거벽보, 공보물, 명함, 현수막, 사무실 운영, 문자 발송, 방송 광고 등 모든 것이 비용이다. 이 비용을 후보자 개인에게만 부담시키면, 재산이 많은 사람만 선거에 나올 수 있다. 국가가 비용을 부담해야 누구든 출마할 수 있고, 후보자 간 기회가 균등해진다.

이 원칙을 선거공영제라고 한다. 공정한 선거를 위해 선거 비용의 일부 또는 전부를 국가가 부담하고, 정부가 선거를 관리하는 제도다. 선거비용 보전은 선거공영제의 핵심 장치 중 하나다.

 

 

[3] 얼마나 돌려받는가, 기준은 무엇인가

 

공직선거법 제122조의2 제1항에 따르면, 보전 기준은 다음과 같다.

 

[전액 보전 (100%)]
후보자가 당선된 경우, 사망한 경우, 또는 유효투표총수의 15% 이상을 득표한 경우에는 후보자가 지출한 선거비용 전액을 돌려받는다.

 

[반액 보전 (50%)]
유효투표총수의 10% 이상 15% 미만을 득표한 경우에는 후보자가 지출한 선거비용의 50%를 돌려받는다.

 

[보전 없음 (0%)]
유효투표총수의 10% 미만을 득표한 경우에는 선거비용을 돌려받지 못한다. 후보자가 전액 부담해야 한다.

이 기준은 대통령선거, 지역구국회의원선거, 지역구지방의회의원선거, 지방자치단체의 장 선거 모두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비례대표 선거는 기준이 다르다. 비례대표 후보자 명부에서 당선인이 나온 정당은 해당 정당이 지출한 선거비용 전액을 돌려받는다.

 

[ 선거비용 보전 기준]

 

[4] 기탁금 반환과는 다른 제도다

선거비용 보전과 기탁금 반환은 별개의 제도다. 혼동하기 쉽지만 성격이 다르다.

기탁금은 후보자 등록 시 선거관리위원회에 맡기는 돈이다. 출마의 진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장치다. 공직선거법 제56조에 따른 기탁금 금액은 선거 종류에 따라 다르다.

 

시도지사 선거: 5,000만 원
기초단체장(시장, 군수, 구청장) 선거: 1,000만 원
시도의회의원(광역의원) 선거: 300만 원
구시군의원(기초의원) 선거: 200만 원

 

기탁금 반환 기준도 공직선거법 제57조에 명시되어 있다. 당선되거나, 사망하거나, 유효투표총수의 15% 이상을 득표하면 기탁금 전액을 돌려받는다. 10% 이상 15% 미만이면 기탁금의 50%를 돌려받는다. 10% 미만이면 기탁금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귀속된다. 돌려받지 못한다.

다만 장애인이거나 선거일 현재 39세 이하인 후보자는 기탁금 납부 금액 자체가 감액되고, 반환 기준 득표율도 완화된다. 기탁금은 정규 금액의 50%(29세 이하) 또는 70%(30~39세)만 내면 되며, 반환 기준도 각각 10% 이상 전액 반환, 5% 이상 반액 반환으로 낮아진다.

정리하면 이렇다. 기탁금은 "맡긴 돈을 돌려받는 것"이고, 선거비용 보전은 "쓴 돈을 국가가 메워주는 것"이다. 둘 다 득표율 기준이 있지만, 대상과 성격이 다르다.

 

[ 기탁금과 선거비용 보전 차이 비교 ]

 

[5] 선거비용 제한액이란

후보자가 선거운동에 쓸 수 있는 돈에는 상한선이 있다. 이것을 선거비용 제한액이라고 한다. 무한정 쓸 수 없다. 공직선거법 제121조에 따라 인구수와 읍면동수 등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026년 1월 23일 공고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선거비용 제한액은 다음과 같다.

 

시도지사 선거: 평균 15억 8,700만 원 (가장 많은 곳은 경기도 49억 4,500만 원, 가장 적은 곳은 세종시 3억 8,900만 원)
기초단체장 선거: 평균 1억 8,400만 원
지역구 광역의원 선거: 평균 5,600만 원
지역구 기초의원 선거: 평균 4,800만 원
비례대표 광역의원 선거: 평균 2억 1,800만 원
비례대표 기초의원 선거: 평균 5,700만 원

 

이 금액은 2022년 제8회 지방선거 대비 평균 8.3% 증가한 수치다. 물가 상승률과 선거사무관계자 수당 인상분이 반영되었다.

선거비용 보전은 이 제한액 범위 안에서만 이루어진다. 제한액을 초과해서 사용한 비용은 보전 대상이 아니다.

 

 

[6] 보전받지 못하는 비용도 있다

선거비용이라고 해서 모든 지출을 돌려받는 것은 아니다. 공직선거법 제122조의2 제2항은 보전하지 않는 비용을 구체적으로 열거하고 있다.

보전 대상에서 제외되는 주요 항목은 다음과 같다.

예비후보자 기간의 선거비용은 보전되지 않는다. 회계보고서에 보고되지 않았거나 허위로 보고된 비용은 보전되지 않는다. 선거법을 위반한 선거운동에 지출된 비용은 보전되지 않는다. 정당한 영수증이 없는 비용은 보전되지 않는다. 통상적인 거래 가격보다 현저하게 비싼 비용은 초과분이 제외된다. 후보자의 휴대전화 통화료는 원칙적으로 보전되지 않는다. 다만 후보자 본인, 배우자, 선거사무장 등이 선거운동 기간 중 선거운동을 위해 사용한 통화료는 예외적으로 보전된다.

핵심은 이렇다. 적법하게 쓰고, 적법하게 보고하고, 적법하게 증빙한 비용만 돌려받는다.

 

 

[7] 국가가 직접 부담하는 비용도 있다

선거비용 보전과 별도로,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후보자를 위해 처음부터 직접 부담하는 비용이 있다. 공직선거법 제122조의2 제3항에 규정되어 있다.

선거벽보의 첩부 및 철거 비용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한다. 점자형 선거공보, 책자형 선거공보, 전단형 선거공보의 발송 비용과 우편요금도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한다. 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대담 및 토론회 개최 비용도 마찬가지다. 투표참관인과 사전투표참관인의 수당(1인당 10만 원)과 식비, 개표참관인의 수당(1인당 10만 원)과 식비도 국가가 부담한다.

이 비용들은 후보자가 먼저 쓰고 돌려받는 구조가 아니라, 처음부터 국가가 지출하는 비용이다.

 

 

[8] 당선이 무효되면 돌려받은 돈을 반환해야 한다

선거법 위반으로 당선이 무효가 되면 보전받은 선거비용과 반환받은 기탁금을 모두 토해내야 한다. 공직선거법 제265조의2에 규정되어 있다.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형이 확정된 후보자는 이미 보전받은 금액을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반환해야 한다. 관할 선거관리위원회가 반환 금액을 고지하면 30일 이내에 납부해야 한다. 납부하지 않으면 관할 세무서장이 국세 체납처분 방식으로 강제 징수한다.

이 규정은 선거비용 보전 제도의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다. 헌법재판소도 "선거범죄를 저지른 사람의 재산권보다 선거의 공정성 확보가 중요하다"는 취지로 이 규정의 합헌성을 확인한 바 있다.

 

 

[9] 15%의 의미, "까치밥"이라 불리는 이유

득표율 15%는 선거비용 전액 보전의 마지노선이다.

2002년 제16대 대통령선거 민주당 경선에서 노무현 후보가 이인제 후보에게 표를 양보하더라도 "까치밥은 남겨달라"고 말한 일화가 있다. 여기서 까치밥이 15% 득표율을 가리킨다. 15%를 넘겨야 선거비용을 전액 돌려받을 수 있으니, 최소한 그만큼은 남겨달라는 뜻이었다. 이후 선거판에서 15% 득표율을 "까치밥"이라고 부르는 관행이 생겼다.

후보자 입장에서 15%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15%를 넘기면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의 선거비용을 돌려받는다. 넘기지 못하면 전액 자비 부담이다. 10%만 넘겨도 절반은 돌려받지만, 10%에도 미치지 못하면 기탁금까지 날린다. 후보자에게는 당선 여부만큼이나 절박한 기준이다.

 

 

[10] 유권자가 왜 이것을 알아야 하는가

선거비용 보전에 쓰이는 돈은 세금이다. 국가 예산 또는 지방자치단체 예산에서 나온다. 유권자가 낸 세금이 후보자에게 돌아가는 구조다.

이 구조를 알면 선거를 보는 눈이 달라진다. 특정 후보가 얼마를 썼는지, 그 돈이 어디서 왔는지, 얼마를 돌려받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선거 후 각 후보자의 회계보고서는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되고, 이 내역은 공개된다. 열린재정 시스템(openfiscaldata.go.kr)이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치자금센터(political.nec.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내 세금이 쓰이는 만큼, 그 돈이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지켜볼 권리가 유권자에게 있다.

 

 

선거비용 보전은 후보자가 선거운동에 쓴 돈을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돌려주는 제도다. 헌법에 근거한 선거공영제의 핵심 장치다. 돈이 없어도 누구나 선거에 나올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해 존재한다.

기준은 명확하다. 15% 이상 득표하면 전액 보전, 10% 이상 15% 미만이면 절반 보전, 10% 미만이면 보전 없음. 기탁금 반환도 같은 기준이다. 적법하게 지출하고, 적법하게 보고한 비용만 돌려받는다.

그 돈은 유권자의 세금이다. 후보자의 선거비용이 어떻게 쓰이고 어떻게 보전되는지 아는 것은 유권자의 권리다.

 

 

출처: 대한민국 헌법 제116조, 공직선거법 제56조, 제57조, 제119조, 제120조, 제121조, 제122조, 제122조의2, 제265조의2,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선거비용제한액 공고 (2026.01.23), 연합뉴스 (2026.01.23), 중앙선거관리위원회 (nec.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