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 의원과 뭐가 다르고, 내 한 표가 어떻게 의석이 되는지 정리한다
투표용지를 받으면 "비례대표 광역의원"과 “비례대표 기초의원” 용지가 따로 나온다. 후보 이름이 없다. 정당 이름만 있다. 여기에 뭘 찍어야 하는 건지, 이게 뭔지 모르겠다는 사람이 많다.
비례대표는 어렵지 않다. 정당에 투표하는 것이다. 그 표가 모여서 의석이 된다. 왜 이런 제도가 있는지, 내 표가 어떻게 의석으로 바뀌는지 정리한다.
[1] 비례대표, 한 줄로 말하면
정당 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나눠 갖는 제도다.
지역구 의원은 내가 사는 동네에서 출마한 후보 중 한 명을 골라 뽑는다. 1등이 당선된다. 비례대표 의원은 다르다. 유권자가 정당에 투표하면, 그 정당이 받은 표의 비율에 따라 의석을 배분받는다.
예를 들어보면 이렇다. 비례대표 의석이 10석인 의회가 있다고 하자. A당이 전체 비례대표 투표에서 40%를 얻었다. B당이 30%를 얻었다. C당이 20%를 얻었다. D당이 10%를 얻었다. 그러면 A당 4석, B당 3석, C당 2석, D당 1석을 가져간다. 득표율이 의석 비율이 되는 것이다.

[2] 지역구 의원과 뭐가 다른가
뽑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지역구 의원은 사람을 뽑는다. 내 선거구에 출마한 후보 중에서 한 명을 고른다. 그 선거구에서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사람이 당선된다. 이긴 사람 한 명만 의원이 된다.
비례대표 의원은 정당을 뽑는다. 전체 유권자의 정당 투표 결과를 합산해서, 비율대로 의석을 나눈다. 각 정당이 미리 정해놓은 후보 명부 순서대로 당선자가 결정된다.
정리하면 이렇다. 지역구 의원은 "이 사람을 뽑겠다"는 투표다. 비례대표 의원은 "이 정당을 지지한다"는 투표다.

[3] 왜 비례대표 제도가 있는가
지역구 선거만으로는 민의가 정확하게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다.
상황을 하나 가정하겠다. 어떤 선거구에서 A후보가 51%를 얻고 B후보가 49%를 얻었다. A후보가 당선된다. B후보에게 투표한 49%의 유권자는 대표를 갖지 못한다. 이런 선거구가 전국에 수십, 수백 곳이다. 전국적으로 보면 상당한 수의 유권자가 자신의 표를 의석에 반영하지 못하는 상황이 생긴다.
비례대표는 이 문제를 보완한다. 지역구에서 이기지 못한 정당이라도, 전국 단위로 모은 표의 비율만큼 의석을 받는다. 소수 정당도 일정 득표율 이상이면 의회에 진입할 수 있다. 다양한 목소리가 의회에 들어갈 수 있도록 설계된 장치다.
지역구 선거는 "우리 동네 대표"를 뽑는 것이고, 비례대표 선거는 "의회의 정당 구성 비율"을 정하는 것이다. 역할이 다르다.
[4] 6.3 지방선거에서 비례대표 투표용지는 2장이다
이번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비례대표 관련 투표용지는 2장이다.
1장은 비례대표 광역의원(시도의원) 선거 용지다. 여기에 정당 하나를 찍는다. 이 표가 시도의회의 비례대표 의석을 나누는 데 쓰인다.
나머지 1장은 비례대표 기초의원(구시군의원) 선거 용지다. 여기에도 정당 하나를 찍는다. 이 표가 구시군의회의 비례대표 의석을 나누는 데 쓰인다.
두 장에 같은 정당을 찍어도 되고, 다른 정당을 찍어도 된다. 광역의회와 기초의회는 별개의 의회이므로, 각각 독립적으로 판단하면 된다.
[5] 비례대표 후보는 누가 정하는가
각 정당이 정한다. 비례대표 후보 명부는 정당이 자체적으로 작성해서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다. 유권자가 후보 개인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정당을 선택하면, 정당이 제출한 명부 순서대로 당선자가 결정된다.
1번에 올라간 후보가 가장 먼저 당선되고, 의석 수에 따라 순서대로 내려간다. 그래서 명부 순위가 중요하다.
비례대표 후보 명부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info.nec.go.kr)이나 정책공약마당(policy.nec.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어떤 정당이 어떤 사람을 몇 번에 올렸는지 투표 전에 살펴볼 수 있다.
[6] 비례대표 투표용지, 어떻게 생겼나
비례대표 투표용지에는 후보자 이름이 없다. 정당 이름과 기호만 적혀 있다.
지역구 투표용지에는 “기호 1번 OOO (OO당)” 형태로 후보 이름이 나온다. 비례대표 투표용지에는 “기호 1번 OO당” 형태로 정당 이름만 나온다. 사람이 아니라 정당을 찍는 것이다.
정당 하나에만 기표해야 한다. 두 정당 이상에 기표하면 무효다.
[7] 지역구와 비례대표, 같은 정당 안 찍어도 되는가
된다. 지역구 투표와 비례대표 투표는 완전히 별개다.
지역구에서는 A당 후보를 찍고, 비례대표에서는 B당을 찍어도 아무 문제없다. 법적으로도 제도적으로도 허용된다. 각 투표용지는 독립적으로 집계된다.
7장의 투표용지 모두 마찬가지다. 한 장 한 장이 별개의 선거다. 모든 용지에 같은 정당을 찍을 의무는 없다. 각 선거마다 본인이 판단해서 결정하면 된다.
[8] 비례대표 의석은 몇 석인가
광역의회(시도의회)와 기초의회(구시군의회)마다 비례대표 의석 수가 다르다.
공직선거법 제23조에 따르면, 시도의회의 비례대표 의석은 해당 시도의회 지역구 의원 정수의 100분의 10에 해당하는 수다. 지역구 의원이 많은 시도의회일수록 비례대표 의석도 많다.
기초의회도 같은 원리다. 공직선거법 제23조에 따라 해당 구시군의회 지역구 의원 정수의 100분의 10에 해당하는 수를 비례대표로 둔다.
전체 의석에서 비례대표가 차지하는 비율은 크지 않다. 하지만 소수 정당이 의회에 진입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통로이기 때문에, 비례대표 투표의 의미는 작지 않다.
[9] 흔히 하는 실수
비례대표 투표용지에서 가장 많이 하는 실수 세 가지를 정리한다.
첫째, 정당이 아니라 사람 이름을 찾는 것이다. 비례대표 용지에는 후보 이름이 없다. 정당 이름만 있다. 당황하지 않아도 된다. 원래 그렇게 생겼다.
둘째, 두 정당에 기표하는 것이다. 한 정당만 찍어야 한다. 두 곳 이상에 도장을 찍으면 무효표가 된다.
셋째, 비례대표 용지를 비워두는 것이다. 기표하지 않고 투표함에 넣으면 그 표는 어디에도 반영되지 않는다. 7장 모두 기표하는 것이 자신의 의사를 완전히 반영하는 방법이다.
비례대표는 정당에 투표하는 제도다. 지역구 선거가 "사람"을 뽑는 것이라면, 비례대표 선거는 "정당"을 뽑는 것이다. 정당이 받은 표의 비율에 따라 의석이 나뉜다.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비례대표 투표용지는 2장이다. 비례대표 광역의원 1장, 비례대표 기초의원 1장. 각각 정당 하나에 기표하면 된다. 지역구와 다른 정당을 찍어도 된다.
투표용지에 정당 이름만 보인다고 당황하지 마라. 그게 비례대표 용지다. 정당 하나만 찍으면 된다.
출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nec.go.kr), 공직선거법 제21조, 제22조, 제23조, 제26조, 제146조, 제189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책공약마당 (policy.nec.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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